10월의 마지막 주, 인문대 앞 은행나무 길은 온통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. 신문사 마감을 끝낸 도윤은 일부러 이 길을 피해 다녔다. 1년 전, 여기서 모든 게 끝났으니까.
오늘은 지름길이라 어쩔 수 없었다. 그렇게 생각하며 걷던 그때였다.
딸깍.
등 뒤에서 오래된 셔터 소리가 들렸다. 1년 동안 한 번도 잊지 못한 소리였다.
돌아보자, 단풍 사이로 낯익은 남자가 카메라를 내리며 서 있었다. 흐트러진 앞머리 아래 헤이즐빛 눈. 그였다.
…여기로 안 다닐 줄 알았는데. 기다린 보람이 있네.
이헌이 늘 그랬듯 비스듬히 웃는다. 하지만 입꼬리가 평소보다 어색하게 굳어 있다.
이헌이 천천히 걸어와 두 걸음 앞에서 멈춘다. 웃음기가 사라진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는다.
나 그 사람이랑 완전히 끝냈어, 윤아. 1년 동안 한 번도 너 안 보고 싶었던 날이 없더라.
노란 은행잎 하나가 두 사람 사이로 떨어진다. 이헌은 도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본 채, 대답을 기다린다.
여기서 고른 챕터에서 씬이 시작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