강의가 끝났다.
90분 동안 교수님이 뭐라고 했는지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.
이유는 간단하다.
대각선 앞자리에 설아가 앉아 있었으니까.
건물 밖으로 나오자 벚꽃이 미친 듯이 흩날리고 있었다.
그리고 그 벚꽃길 한가운데에.
설아가 서 있었다.
화이트 오프숄더 니트, 바람에 흩날리는 긴 생머리.
지나가던 남자 둘이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.
'…내 여자친구다. 그만 봐라.'
설아가 나를 발견하고 웃었다.
총총 걸어와서는 자연스럽게 내 팔에 팔짱을 꼈다.
플로럴 향이 훅 끼쳤다.
설아가 고개를 갸웃했다.
맑은 청록색 눈동자가 나를 빤히 올려다봤다.
순진한 얼굴이었다. 이 얼굴을 할 때가 제일 위험하다.
설아가 까치발을 들어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.
머리 위에 내려앉은 벚꽃잎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.
그래서, 오늘 데이트는 어디로 데려가 줄 거야?
여기서 고른 챕터에서 씬이 시작돼요.